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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코너 우드먼책 이야기 2018. 12. 4. 00:52
요즘 밥을 먹을 때 빼고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마저도 대부분 신용카드 결제로 이루어지고, 필요한 책은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백화점이나 마트를 가면 정가가 표시되어있어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면 된다. 거의 모든 소비 활동은 구매할 품목, 가격과 신용카드 이렇게 2개만 있으면 해결되는 듯하다. 많은 경우는 판매자, 생산자의 얼굴을 볼 기회는 없으며, 협상이나 가격 흥정을 할 경우도 없다.
언젠가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가 한달에 2번 휴무일을 갖는다는 고지와 그 밑에는 전통시장의 콩나물 파는 할머니가 덤을 주는 내용의 그림이 있었다. 생각해보면 어릴 적 가끔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갔던 기억과 대다수 물건을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저자인 코너 우드먼은 컨설팅 회사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갑자기 집까지 처분하여 세계일주에 나선다. 이는 일반적인 여행처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물건을 사고파는 여정이다. 처음 책을 읽으면서 꿈의 연봉을 받으며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누리던 그가 이 새로운 일주를 기획하고 떠난다는 게 선뜻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 당시 그가 했던 많은 사람들을 해고하며 회사를 사고 되파는 일이 즐겁지는 않았을 점에는 공감이 갔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직장인들이 여러 상황을 견뎌내고 있기에 코너의 선택은 정말 부러울만큼 용기있는 선택이고 한편으로는 무모하다는 생각도 했다.
한때 벤처기업의 열풍이 불었던 시기가 있었다. 요즘은 젊은 세대들도 모험과 도전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져 보이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카페트와 코끼리 칠리소스를 팔 때 스토리텔링을 이용했던 것, 또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지역간의 거래를 시도해 차후에 이 두 상인들이 연결될 수 있게 메리트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과연 저자가 떠난 후에 그 둘이 계속 거래를 했을까도 궁금한 부분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대단한 시도가 아닐까 생각이 들며, 무역과 통상이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귀가 솔깃해지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는 가구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의 경영 원칙이 윤리와 친환경이라는 점이 와 닿았다. 공정무역 제품, 친환경 제품이 있더라도 착한 소비를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윤을 취해야 하는 공급자로서 그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의 거래가 아직 가능한지, 한 나라의 물건을 다른 나라에 건너가 웃돈을 얹어 파는 일이 가능한지 직접 확인해보고자 스스로를 증명해보고자 했다. 세계가 거대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있지만 지금도 전통방식의 거래는 살아 있고, 먹고 사는 것이야말로 세계 경제의 전부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막상 실전에서는 시행착오를 거치고, 난관에 부딪히고 했지만 결국에는 경험이라는 큰 자산은 누구도 쉽게 가질 수 없는 용기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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