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콘서트- 정재승
TV 예능 중 tvN의 '알아두면 쓸때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출연한 정재승 교수의 책입니다.
이 프로그램명은 항상 헷갈립니다. 왠지 '알아두면 쓸때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인 것 같아서요.
해당 프로그램은 현재 알쓸신잡3가 계속하고 있으니, 그 인기가 꾸준한 편입니다. 물론 시즌3에는 현재 그는 출연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학콘서트'라는 책을 읽은 다음 프로그램을 보았었는데, 정재승 교수는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말을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고 있으면 가만히 귀기울이게 되는 어법을 가진 사람인듯 싶어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여러가지 과학적 특징을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리장성에서 달이 보일까요? 흔히들 만리장성이 거대해서 달에서도 보인다는 말을 하죠. 저도 그런줄 알았습니다. '이런 내가 너무 무식한가?!' 책을 읽다가 웃음이 나왔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속설이라 의심치 않았던 것이죠.
생활의 많은 부분이 수학,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는데 그래프와 공식으로만 여기면 일단 친근하지는 않은 게 사실입니다.
여섯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이라는 ‘케빈 베이컨 게임’, ‘머피의 법칙’, O.J.심슨 사건으로 본 ‘어리석은 통계학’, ‘토크쇼 방청객들은 왜 모두 여자일까?’, ‘아인슈타인의 뇌’등 모두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주제들이었습니다.
한번쯤은 모두 들어봤음직하지만 실제 원리를 이해하게 되어 읽는 동안 지적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특히 이제 마트에 가도 비등비등한 줄 중에서 빠를 것 같은 줄을 찾느라 눈동자를 굴리지 일이 좀 줄지 않을까 싶어요.
그 이유가 궁금하시죠?
또, 건강한 심장이 불규칙적이라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유추 가능하다는 생각을 들만큼 알고 나면 쉬운 개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못하는 것은, 생활 속에서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많지 않고 일상 속에서 매사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잭슨 폴락의 그림에서 ‘프랙탈’적 특성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제일 기억이 남는데, 난해해 보이고 물감을 쏟아 막 그린 것 같은 그림 속에서 자연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카오스와 프랙탈이 찍혀 있었다는 것은 무척 신기했습니다. 아무렇게나 물감을 뿌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 그리고 그후로 많은 사람들이 폴락을 따라 했지만 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알게 해주었습니다. 물론 예술작품을 이렇게 분석한다는 자체가 이상한 것이라 여겼는데 새로운 접근 방식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증권가에서 물리학자가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는 것처럼, 여러 분야를 과학적으로 살펴보는 시각을 보여줘 나름 앎의 즐거움을 함께 준 책이었습니다. 당구를 쳐도 물리를 알고 치면 300 이상 친다는 물리학 전공 친구의 말이 새삼 떠오르네요.